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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란무엇일까?

조직과 조직이론

1. 조직이론에 대한 관점

조직이론사를 고찰하려면 먼저 무엇을 조직이론이라 부르는가에 대한 생각을 밝혀야 한다. 논리적인 순서로 보아 조직이론이 무엇인가에 관해 해답은 그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 끝난 다음에 얻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직이론의 내용과 성격에 관한 결론이 연구가 끝난 뒤에야 내려질 수 있다고 해서 조직이론의 말뜻과 그 지시대상을 백지상태로 놓고 연구를 출발시킬 수는 없다. 왜냐하면 연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가 조직이론인데, 문제의 의미를 모르고 그 해답을 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2. 이론의 정의

일반적으로 이론은 "경험적으로 입증되고 논리적으로 상호연관된 명제"라고 정의되어 왔다. 이러한 전통적 정의방식은 실증주의적 사고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근래에는 경험과학주의에 회의를 표시하는 이론도 이론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으므로 이론에 관한 전통적 정의가 통용될 수 있는 범위는 한정된다. 저자가 조직이론을 이야기할 때에는 이론을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가장 간명하게 말해 주는 것이라고 파악하여 이론에 보다 폭넓은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이론의 유형은 다양하게 분류되는데, 그 기초적인 유형으로 기술적 이론, 설명적 이론, 규범적 이론, 전제적 이론, 수단적 이론 등을 들 수 있다. 기술적 이론은 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기록하고 설명하는 이론이다. 규범적 이론은 장래의 상태를 처방적으로 설정하려는 이론으로서 처방적 이론이라고도 한다. 전제적 이론은 이론의 전제가 되는 기본적 가정 즉 근가정을 밝히는 이론이다. 수단적 이론은 개선처방실현의 수단에 관한 이론이다. 기술적 이론은 무엇에 관한 것이고, 규범적 이론은 해야 하는 것좋은 것에 관한 것이며, 전제적 이론은 전제조건가능성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면 수단적 이론은 어떻게언제에 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3. 조직이론과 조직학의 정의

조직이론은 조직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이론이다. 조직이론은 조직현상과 그에 연관된 요인의 상호관계에 관하여 기술, 설명, 처방하는 이론이다. 조직이론의 범주에는 느슨하게 연계된 여러 가지의, 그리고 다양한 이론들이 포함된다. 집합적으로 파악된 조직이론은 고도로 학제적이며 연구목적, 연구대상, 설명형식 등이 아주 다양하다. 조직학은 조직이론으로 구성되는 하나의 사회과학이다. 조직학은 조직에 관하여 체계적으로 획득, 정리한 지식체계이며, 그 주된 표현은 조직이론이다. 조직학의 연구 활동이 조직의 체계적 관찰과 분석이라 한다면 조직이론은 그 주된 산출물인 것이다. 관념적 명료화를 위해 조직학과 조직이론의 의미를 구별해 보았으나 양자의 관계는 긴밀하고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 조직이론은 조직학이라는 과학활동의 결과이며 동시에 조직학의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직이론을 모아 놓은 것이 조직학이라고 하는 표현도 가능하다. 조직이론사의 고찰에서 조직학과 조직이론이라는 말을 반드시 엄격하게 구별하지 않고 혼용할 때가 많을 것이므로 독자들은 이점 유의하기 바란다.

 

4. 조직학의 정체성에 대한 전제

조직학의 정체성 내지 독자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논쟁을 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제기하는 의문의 논지는 역사가 짧아 학문적 응집력이 비교적 약하다는 것, 조직학의 출발이 여러 학문의 연관된 노력으로 이루어졌고 현재도 전반적인 성격이 학제적이라는 것, 그리고 여러 학문 분야에 조직 연구 활동이 분산되어 있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응집력이 비교적 약하고 역사가 짧은 연구영역이기는 하지만 조직학은 공통적인 관심의 대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많은 연구정보의 축적도 있고 다기화된 접근방법의 통합을 위한 노력도 성숙되어 가고 있다. 조직학에 관한 교과서들이 양산되어 있고 많은 대학들이 조직학에 관한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조직 연구 분야에서 일어난 최근의 급속한 발전을 상기하면서 조직학을 독자적인 성격규명의 대상으로 될 수 있는 하나의 학문이라고 보고 있다.

 

5. 조직에 대한 관점

조직이론은 조직을 연구대상으로 한다고 하였으므로 조직이 무엇인가를 간단하나마 밝히고 넘어가야 한다. 조직이란 인간의 집합체로서 어떤 목표의 추구를 위하여 의식적으로 구성한 사회적 단위이다. 다방면에 걸친 조직 연구 활동의 결합체로 파악되는 조직이론이 일반적인 대상으로 삼고 있는 조직은 산업사회와 그 이후 사회의 산물인 대규모의 복잡한 조직이다. 조직을 연구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소수인으로 구성되는 집단이나 비공식적으로 관계를 주된 관심사로 삼는 사람들도 많으나 그러한 대상만이 전체적인 조직이론의 연구대상인 조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한 요인들은 조직의 구성요소임에 불과하다. 조직의 어느 한정된 국면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많은 학파들은 현대조직이론의 전제적인 테두리 속에 포용 된다.

 

6. 조직이론사의 출발시기

역사적 고찰에 의하여 어떤 학문의 성격을 규명하려 할 때에는 문헌사의 출발점 또는 출발시기가 있음을 전제하며, 역사적으로 검토할 만한 문헌의 계속된 집적이 있음을 또한 전제한다. 따라서 조직이론사의 출발연대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하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면서 어떤 형태로든 조직 현상이 생겨나게 되었고 그에 관한 논객도 나타나게 되었으므로 조직이론의 연원을 고대사회에까지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로 오랫동안 조직에 관한 연구는 체계적인 학문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지 못했다. 고대로부터 1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단편적, 분산적으로 진행된 조직에 대한 사색을 우리가 논의하는 조직학의 범위에 포괄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오늘날의 조직학과 근대 이전의 조직연구 사이에 어느 정도의 연계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연속적, 직접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늘날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 조직학의 성립연대를 발견하려는 시도에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의식적으로 계획된 과학적 연구들이 어느 정도나 집적되었으며 그들 상호간의 교호충실화 정도는 어떠한가 하는 것이다. 둘째, 조직연구를 전업으로 하는 연구인들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다. 셋째, 오늘날의 조직학자들이 그들의 연구에 참고가 되는 정보로 널리 인용하고 있는 고전들의 출판연대를 생각할 수 있다. 넷째, 조직이론에 관한 전문학술지가 나오기 시작한 연대를 생각할 수 있다. 다섯째, 대학에 조직이론과목이 설치되고 교과서들이 나온 연대가 언제인가 하는 것이다. 끝으로 학계에서, 특히 조직학자들 사이에 조직학의 출발이 언제부터라고 인식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조직이론의 출발연대는 1900년대 초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의 사이에서 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학계에서 주도하여 발전시킨 조직학은 1950년대에 이르러 그 성숙한 모습을 드러냈다. 1950년대 중반부터 조직이론이라는 말이 특정한 학문영역을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조직이론이 교과서들이 여럿 나왔으며, 여러 대학에 조직이론 과목이 개설되기 시작하였고, 조직이론에 관한 전문학술지인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1956년부터 출간되었으며,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쳐 조직연구인들의 수가 크게 늘고 조직에 관한 경험적 연구정보가 폭증되었다는 등의 요인을 고려하면 현대적인 의미의 조직이론이 본격적인 기틀을 잡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부터라고 말할 수 있다. 글나 오늘날의 조직학에 매우 중요한 초석을 제공하였으며, 지금까지 조직이론의 전반적인 성격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고전적 조직이론의 출발연대는 훨씬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비록 많지는 않지만 1900년을 전후하여 고전적인 문헌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선조적 문헌들은 오늘날에도 중요한 인용가치를 지닌 것들이다. 선조적 문헌의 등장 이후 1930년대와 1940년대의 발전을 거치면서 고전이론이 성숙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