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론과 신고전이론 관점에서의 조직이론 변천사

1. 고전이론의 시대적 배경

고전적 조직이론, 즉 고전이론의 생성, 발전은 시대사적 배경과 상관되어 있다. 그러한 배경을 이해하여야 이론의 전개과정과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우리가 여기서 논의하는 조직이론은 아직도 우리에게는 외래적인 것이다. 고전적 조직이론 생성의 주산지는 구미선진산업사회이므로 고전기의 시대적 배경은 구미제국을 준거로 삼아 파악하여야 한다. 미국과 서구제국에서 산업혁명과 더불어 시작된 산업자본주의의 발전사와 조직이론의 발전사는 그 궤를 같이 한다. 조직이론에 관련된 고전기적 상황의 특성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1) 산업혁명과 조직혁명

산업혁명과 더불어 민간부문의 공업생산구조가 확대되고 공장조직을 비롯한 대규모의 근대적 산업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번창해 가고 있었다. 정부부문의 조직들도 획기적인 역할변화와 기구변화를 경험하고 있었다. 산업혁명이 촉발시킨 조직혁명에 의하여 조직들이 많이 생기고 그 규모가 커져 가면서 조직의 합리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 활동의 필요도 커졌다. 그리고 조직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날로 팽창되는 조직사회에서 평범한 실험장 또는 실습장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들이 발견한 실습장은 주로 민간부문의 조직, 특히 공업생산조직이었다.

2) 정치적, 경제적 자유주의

정치적, 경제적 자유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었다. 지배, 복종의 관계 설정 방법은 ‘신분에서 계약’으로 전환되었다. 자유경쟁과 합리주의, 생산 활동의 능률추구 등을 미덕으로 삼았던 고전적 경제사상이 널리 파급되고 있었다.

3)기계적 세계관

자연과학,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응용확산은 세상을 ‘기계시’하는 풍조를 낳았다. 이러한 풍조는 조직을 기계처럼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길렀다. 그러한 조직관 아래서 교육수준과 숙련도가 비교적 낮았던 노동력은 조직이라는 기계의 부속품처럼 파악되고 있었다.

4) 물질상승적 가치의 풍미

산업구조의 물질생산능력이 팽창되고 그것이 소비심리를 자극하게 되면서 경제적 이익과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가치지향이 팽배하게 되었다. 사회가 추구하는 여러 가치 가운데서 물질숭상의 가치가 전면에 부각된 것이다.

5)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

고전기에 조직이 처해 있었던 환경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조직이 처리하는 투입과 산출의 흐름에 대한 예측가능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고전기의 환경이 안정적이었다고 하는 것은 그 이후의 환경변동에 견주어서 하는 말이다.

6) 전통적 유산의 영향

고전기에는 사회 각 분야와 조직사회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그러한 변화가 정착되던 시기이다. 그러나 역사를 완전히 단절시킨 시기는 아니었다. 과거로부터 많은 유산을 물려 받았으며, 그러한 유산은 조직이론의 전개에 분명한 영향을 끼쳤다. 권위주의적 리더십, 계층구조에 의한 집권적 지배, 외재적 통제에 의한 지배, 권위주의적 리더십, 강압적 방법에 의한 복종이었으며 확보 등은 전통적 군주제 시대로부터 내려온 유산이었으며 그러한 요소들은 고전적 조직이론에 스며들었다.

 

2. 고전이론의 일반적 특성

고전이론이 출발되던 단계에서는 연구인들 사이의 체계적인 정보교환이나 유의미한 협동적 노력이 거의 없었다. 초창기의 연구활동은 기존의 여러 학문분야에 속해 있었던 것이 많았다. 그리고 학자, 실업인 등 다양한 훈련과 경험에 노출된 사람들이 대게 독자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고전이론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인들의 활동결과 그리고 여러 갈래의 연구경향을 한데 묶은 조직이론의 범주이다. 그와 같은 연구업적을 한데 묶는 것은 연구 활동이 상호 협동적이었다거나 구체적인 접근 방법이 완전히 통일되어 있었기 때문인 것은 아니다. 다만 고전이론의 여러 분파들이 연구의 일반적인 지향성과 기본적인 조직관에 관하여 매우 중요한 공통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묶어 한 범주의 학파로 고찰하는 것이다. 고전이론에서는 조직을 명확하게 주어진 목표의 추구를 위하여 만들어 놓은 도구 또는 기계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조직의 관리자들은 조직을 조종할 수 있으며 합리적인 과정을 통하여 미리 계획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제하였다. 조직과 거기에 참여하는 개인 사이의 갈등은 합리적인 조직설계와 운영에 의하여 소멸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공식적으로 예정하지 않은 불확실한, 또는 비공식적인 요인의 고찰은 게을리하였다. 조직 내의 인간과 개인적 재량보다는 조직의 구조와 조직에 의한 통제를 더 중요시하였다. 경제적 욕구를 합리적으로 추구하려는 인간 속성을 중시하였다. 이러한 고전이론의 집합적인 특성을 다음에 몇가지로 나누어 요약해 보려한다.

1) 능률주의

고전이론은 능률이라는 가치기준의 인도를 받는 것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고전이론은 능률제고를 위한노력의 부산물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능률이라는 가치기준은 고전이론가들에게 연구문제 선정과 연구결과 평가의 기준을 제공하였다. 능률을 조직이 추구해야 할 유일선이라고 생각한사람들ㅇ은 조직의 능률향상을 위해 투입을 산출로 전환시키는 과정의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공식적 장치를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였으며, 연구대상이 될변수로는 그러한 공식적 장치, 즉 공식적 구조와 과정에 관한 것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전이론가들은 능률 이외의 가치는 소홀히하였기 때문에 단일가치기준적이었다고 말한다. 조직 내의 인간, 대환경적 책임 등에 관한 도덕적 가치들을 외면하였기 때문에 고전이론은 몰가치적이었다고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2)공식적 구조와 과정의 중시

고전이론은 조직의 공식적인 구조와 과정을 관심의 초점으로 삼았으며 조직설계와 관리의 합리적 계획을 강조하였다. 고전이론은 조직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공식적 배열을 수정하고 제약하는 ‘미리 계획되지 않은’ 또는 비공식적인 요인들을 간과하는 경향을 보였다. 조직은 관리층의 정당한 권력에 의하여 계획되고 통제되는 기계적 체제이며 공식적으로 표방한 생산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만들어지는 도구라는 것, 그리고 합리적 계획에 따라 입안된 조직은 그러한 걔획에서 처방한 대로 움직여나간다는 것을 전제하였다. 요컨대 조직은 공식적 계획에 의하여 성립되며 그러한 계획에 따라 조직은 우영되고 또 운영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고전이론에서는 조직의 요체가 조직구성원들이 명확한 권한의 계층에 따라 일하게 만들어 놓은 분업과 조정의 방식에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분업과 전문화 그리고 공식적 절차를 중시하였다.

3)폐쇄체제적관점

고전이론에서는 연구대상인 조직을 폐쇄체제적인 것처럼 다루었다. 조직현상을 연구할 때 계획적으로 예정해 놓지 않은 조직 내외의 불확실성 또는 비합리적 요인은 고려대상에서 제외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특히 환경적 영향의 존재를 간과하였다 한정적인 공식적 요인에 집착하여 비합리적 요인의 고려에 실패하고 조직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데 소홀하였던 폐쇄체제적 연구경향은 단순한 합리적 조직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들이 사물을 관찰할 때 이를 폐쇄체제화하여 단순한 결론을 얻으려는 의도적 노력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고전적 조직이론의 폐쇄체제적 관점은 편협한 합리적 조직관의 반사에 불과하며, 의식적인 수준에서 개념적 세련성을 구비하였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4) 합리적, 경제적 인간모형

고전이론가들은 인간과 조직이 합리적, 경제적 원리에 따라 행동한다는 가정을 가지고 있었다. 고전이론의 인간에 관한 근본적 가정은 합리적, 경제적 인간관에 기초한 것이었다. 조직에 참여하는 인간은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존재로서 자기에게 이익이 가장 큰 행동방안을 타산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존재이며, 동기유발의 유인은 원칙적으로 경제적인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고전이론의 지배적인 가정이었다. 조직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기이익을 추구하려는 이기적 존재이므로 그들의 봉사와 희생을 요구하는 조직의 목표와 조직구성원의 개인적 목표는 본래적으로 대립되는 것이지만 이익과 손실을 교환하는 합리적 유인부여계획에 의하여 양자의 요청을 양립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5) 과학성의 추구와 그 미숙성

자연과학의 업적을 선망하고 조직연구의 과학성을 높이려고 하였다. 과학적 탐구에 의해 유일한 최선의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고 관리과정이나 조직구조형성에 관한 원리들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업무수행의 능률 제고를 위한 과학적 기법을 고안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고전이론의 과학화를 위한 노력은 대체로 미숙한 것이었으며 형식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조직의 원리라는 것들은 대부분 비조직적인 과거의 경험과 직감에 따라 만들어졌으며, 과학적인 법칙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